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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기법

익절가를 정하는 순간, 당신은 큰 수익을 포기한다

매매 기법익절가를 정하는 순간, 당신은 큰 수익을 포기한다

익절가를 정하는 순간, 당신은 큰 수익을 포기한다

주식 책에서 가장 자주 보는 조언이 있다. "손익비 1:2를 지켜라." 1을 잃을 각오로 2를 노려라. 명쾌하고 규율 있어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게 최선일까. 미국 S&P500 503종을 10년치 일봉으로 돌려봤다. 진입 조건과 손절선은 똑같이 두고, 파는 방법만 바꿔가며 비교했다. 결과가 예상과 달랐다.

먼저 R부터

숫자를 읽으려면 단위 하나를 알아야 한다. R은 "한 번에 잃기로 정한 돈"이다.

10,000원에 사고 손절선을 9,000원에 뒀다고 하자. 그러면 1R = 1,000원이다.

  • −1R = 9,000원. 손절. 1,000원 손실
  • +2R = 12,000원. 2,000원 수익. 이게 손익비 1:2
  • +3R = 13,000원. 손익비 1:3

왜 원 대신 R로 세느냐. 5만원짜리 주식과 50만원짜리 주식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3만원 벌었다"는 종목마다 의미가 다르지만, "+2R 벌었다"는 어디서나 같은 뜻이다.

파는 방법 두 가지

① 고정 익절 — 목표가를 미리 정한다. 12,000원 되면 판다. 끝. 그 뒤 20,000원까지 올라도 내 몫은 아니다.

② 트레일링 — 목표가를 정하지 않는다. 대신 아래에 방어선을 깔고, 주가를 따라 그 선을 같이 올린다. 선이 깨지면 판다.

트레일링은 개 산책 목줄로 생각하면 쉽다. 개가 앞으로 가면 목줄도 따라간다. 뒤로 확 당겨질 때만 멈춘다.

이때 방어선을 어디에 두느냐가 채널이다. 정식 명칭은 돈치안 채널. 최근 N일 중 가장 낮았던 가격을 방어선으로 삼는다.

  • 채널 10 — 최근 10거래일 최저가가 방어선. 짧은 목줄
  • 채널 45 — 최근 45거래일 최저가가 방어선. 긴 목줄

목줄이 길수록 웬만한 흔들림에는 안 팔리고 오래 들고 간다.

실측 결과

미국 S&P500 503종, 10년, 편도 수수료 5bp 반영. 진입·손절은 전부 동일하다.

파는 방법승률총수익최대낙폭평균보유
트레일링 채널4536%1,973R−84R21일
트레일링 채널1036%1,660R−104R14일
고정 1:338%1,504R−113R19일
고정 1:242%1,347R−68R16일

세 가지가 눈에 띈다.

첫째, 고정 익절도 플러스다. 1:2도 1:3도 돈을 번다. 흔히 하는 조언이 틀린 건 아니다.

둘째, 그런데 총수익은 트레일링이 46% 더 많다. 1,347R 대 1,973R. 같은 종목, 같은 진입, 같은 손절인데 파는 방법만 바꿔서 생긴 차이다.

셋째, 고정 1:2는 승률이 가장 높고 낙폭이 가장 얕다. 42%로 가장 자주 이기고, 최대낙폭 −68R로 가장 덜 아프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가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지 뜯어보면 답이 나온다.

결과 구간비중총이익 기여
손절 (−1R 이하)34.4%
−1R ~ 029.8%
0 ~ +2R25.2%33%
+2R 초과10.6%67%

열 번 중 여섯 번은 진다. 그걸 덮는 건 상위 10.6%의 큰 수익이다. 총이익의 3분의 2가 거기서 나온다.

고정 1:2는 정확히 그 10%를 잘라낸다. +2R에서 기계적으로 파니까, 5R까지 갈 종목도 2R에서 끝난다. 그래서 승률은 오르고 총수익은 준다.

이걸 두꺼운 꼬리(fat tail) 라고 부른다. 소수의 극단값이 전체 결과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런 분포에서는 "평균적으로 적당히 먹고 나오는" 전략이 불리하다.

그래서 어느 쪽이 옳은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사느냐의 문제다.

트레일링을 고르면 돈을 더 번다. 대신 계좌가 +5R까지 갔다가 +3R로 되돌아와 팔리는 걸 자주 봐야 한다. "아까 팔 걸" 하는 순간이 반복된다. 열 번 중 여섯 번은 손절이다.

고정 1:2를 고르면 마음이 편하다. 목표가가 화면에 찍혀 있고, 닿으면 판다. 더 자주 이기고 낙폭도 얕다. 대신 총수익 3분의 1을 포기한다.

여기서 진짜 중요한 건 이거다. 지키지 못할 규칙은 아무 소용이 없다. 트레일링이 통계적으로 우월해도, 되돌림을 못 견디고 중간에 감정으로 팔아버리면 그 숫자는 남의 것이다. 차라리 고정 1:2를 정해놓고 끝까지 지키는 편이 낫다.

규칙 매매의 핵심은 최적의 규칙을 찾는 게 아니다. 내가 지킬 수 있는 규칙을 미리 정해두고, 그날의 기분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숫자들은 미국 S&P500 기준이다. 같은 규칙을 한국 시장 전체(코스피+코스닥 2,632종)에 적용해봤더니 기대값이 마이너스로 나왔다. 시장이 다르면 같은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더 흥미로운 건 그 과정이다. 처음엔 한국 대형주 80종으로 재서 "통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표본을 473종으로 늘려도 여전히 좋았다. 그런데 전체 2,632종으로 넓히자 부호가 뒤집혔다.

이유는 단순하다. 앞의 두 유니버스는 "오늘 기준으로 거래가 활발한 종목" 이었다. 지금 살아남아 잘나가는 종목만 골라 과거를 재면 당연히 결과가 좋다. 이걸 생존편향이라고 한다.

검증 결과가 표본을 좁힐수록 좋아진다면, 엣지가 아니라 편향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핵심 요약

1. 고정 익절(1:2, 1:3)도 플러스다. 다만 트레일링보다 총수익이 낮다.

2. 총수익 차이는 46%다. 고정 1:2 1,347R vs 트레일링 채널45 1,973R.

3. 총이익의 67%가 상위 10.6%의 트레이드에서 나온다. 고정 익절은 그 구간을 잘라낸다.

4. 고정 1:2는 승률 42%로 가장 높고 최대낙폭도 가장 얕다. 수익 대신 안정성을 사는 선택이다.

5. 지키지 못할 규칙은 소용없다. 통계적 우위보다 실행 가능성이 우선이다.

자주 묻는 질문

손익비 1:2를 지키라는 조언은 틀린 건가요?
틀리지 않았다. 실측에서도 플러스였다. 다만 이 규칙(승률 36%, 수익이 소수에 편중)에서는 총수익이 3분의 1가량 적었다. 승률을 높이고 낙폭을 줄이는 대신 큰 수익을 포기하는 거래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트레일링은 어떻게 설정하나요?
이 시스템은 "최근 N거래일 최저가"를 방어선으로 쓰고, 종가가 그 아래로 마감하면 청산한다. N이 클수록 오래 보유한다. 실측에서는 N을 넓힐수록 총수익이 늘었고 45일 부근에서 수렴했다.
승률이 36%인데 계속할 수 있나요?
그것이 이 방식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열 번 중 여섯 번은 손실이고, 이익이 크게 났다가 되돌아와 청산되는 일도 잦다. 그래서 승률이 높고 낙폭이 얕은 고정 익절을 택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글의 모든 수치는 실제 백테스트 실행 결과다.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이 원칙을 규칙으로 적용해보기

여기서 배운 관점을 실제 종목에 대입해, 컨플루언스·사이징·시나리오를 자동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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