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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기법

3년 모은 4억을 하루에 밈주식에 넣었습니다

매매 기법3년 모은 4억을 하루에 밈주식에 넣었습니다

3년을 모았고, 한 번에 무너뜨렸다

3년을 모았다. 매달 400만원씩, 미국 우량주만 샀다. 남들이 뭘 사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나니 4억이 되어 있었다.

나에게도 원칙이 있었던 거다. 꾸준히, 검증된 것만, 나눠서.

그런데 2021년, 그 원칙을 내 손으로 무너뜨렸다. 3년 동안 지킨 것을 단 한 번의 매수로 뒤집었다. 밈주식에 4억을 한 번에 넣었다.

지금 가장 후회되는 건 손실 금액이 아니다. 3년을 지킨 원칙을 왜 그날 하루 무시했는가. 그게 5년째 남아 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2021년 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적어야겠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기업들이 무너지고 있었다. 게임 소매점, 영화관 같은 곳들이다. 헤지펀드들은 이 회사들이 더 떨어질 거라고 보고 공매도를 크게 걸었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서 반대로 움직였다. 다 같이 사자. 공매도한 쪽은 손실을 막으려면 결국 되사야 하고, 그러면 주가는 더 오른다. 이걸 숏 스퀴즈라고 한다.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다. 게임스탑 주가가 폭등했고, 증권사가 매수를 제한하는 일까지 생겼다. 뉴스가 매일 이걸 다뤘다.

그리고 같은 구조로 묶인 종목이 하나 더 있었다. 영화관 체인, AMC였다. 나는 그 열풍의 한복판에서 샀다.

처음엔 벌었다

이 이야기에서 위험했던 대목은 손실이 아니라 초반의 수익이다.

미국 주식은 상한가가 없다. 하룻밤 사이에 2천만원으로 340만원을 벌었다. 자고 일어나면 계좌가 달라져 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면 그건 실력이 아니라 광풍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것뿐이다. 그런데 그 구분이 그 순간에는 안 된다. 계좌에 찍힌 숫자가 나를 설득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벌어봤으니 확신이 생겼고, 떨어지면 기회로 보였다. 물타기를 시작했다. 내려갈 때마다 더 샀다. 평균단가를 낮추면 언젠가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걷잡을 수 없이 물렸다.

숫자로 남은 결과

AMC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관 체인이다. 그리고 코로나를 정면으로 맞은 업종이다. 극장이 문을 닫으면 매출이 사라진다. 열풍이 식자 남은 건 그 실적이었다.

AMC는 2023년 8월 24일에 10주를 1주로 합치는 액면병합을 했다. 액면분할의 반대다. 주가가 너무 낮아진 기업이 하는 조치다.

병합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이렇다.

시점주가
2023-08-14 (병합 직전)$33.90
2023-08-24 (병합일)$14.37
병합 이후 고점$16.60
2026-08-07 (현재)$2.59

열흘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병합 이후 고점 $16.60에서 지금까지 −84% 다. 그리고 이 가격에서 몇 년을 횡보하고 있다. 오르지도 않고, 회복되지도 않는다.

BBBY도 샀다. 그건 상장폐지됐다.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티커가 바뀌었고, 결국 사라졌다. 팔 기회조차 없었다. 차트가 없다. 애초에 조회가 안 된다.

(참고로 지금 BBBY 티커로 조회하면 다른 회사가 나온다. 브랜드와 티커를 다른 기업이 인수해서 쓰고 있다. 내가 산 회사는 아니다.)

진짜 잃은 건 돈이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진짜 잃은 건 4억이 아니었다. 그 뒤의 시간이었다.

주식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계좌를 열어보는 것 자체가 싫었다. 그동안 시장은 계속 움직였다. 내가 3년 동안 모으던 그 우량주들도 계속 올랐다. 나는 거기에 없었다.

이걸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잃은 돈은 숫자로 보이지만, 그 자리에 없었던 시간은 숫자로 안 보인다. 그래서 더 오래 간다. 4억은 한 번에 사라졌지만, 기회비용은 몇 년에 걸쳐 계속 쌓였다. 손실보다 이쪽이 더 컸다.

무엇이 잘못이었나

곱씹어보니 문제는 종목이 아니었다. 그날 하루의 의사결정에 아무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 왜 사는지에 대한 근거가 "지금 다들 산다"였다. 근거가 하나였고, 그 하나도 남의 말이었다
  • 얼마를 걸지 정하지 않았다. 3년치를 통째로 넣었다
  • 어디서 팔지 정하지 않았다. 오르면 좋고, 내리면 더 샀다
  • 3년 동안 모은 우량주를 정리해서 밈주식을 샀다

마지막 항목이 특히 아프다. 검증된 것을 팔아서 검증되지 않은 것을 샀다. 소문 하나 때문에.

그리고 물타기. 이건 규칙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완전히 다른 행동이다. 미리 정해둔 분할매수 계획에 따라 사는 건 계획이고, 손실을 확정하기 싫어서 더 사는 건 회피다. 나는 후자였다.

이 네 가지는 종목을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종목을 사도 똑같이 반복된다. 그래서 종목이 아니라 절차를 고쳐야 했다.

돌아보면 그건 투자가 아니라 베팅이었다. 5년째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다시 시작한 금액은 하루 5천원

다시 시작한 건 한참 뒤였다. AI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장이 다시 움직이는 게 보였다. 만회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크게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주 작게 시작했다. 토스증권으로 하루에 5천원씩, 우량주 몇 종목을 나눠서 샀다. 소수점으로도 살 수 있으니 가능한 방식이다.

하루 5천원이다. 4억을 한 번에 넣었던 사람이.

그런데 매일 그걸 하다 보니 의문이 생겼다.

  • 나는 지금 왜 이 종목을 사고 있지
  • 언제까지 사야 하지
  • 어디서 팔아야 하지

매일 사는 것도 결국 규칙인데, 그 규칙이 맞는지는 아무도 검증해 주지 않았다. 그 의문이 시작이었다.

그래서 만든 규칙 여섯 가지

직접 만들기로 했다. Claude Code로 규칙 매매 솔루션을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고쳐 나가고 있다.

하나, 한 근거로 사지 않는다. 컨플루언스 게이트라고 부른다. 기술적 근거와 테마와 펀더멘털 중 최소 두 가지가 겹치는 자리에서만 본다. 내가 4억을 넣을 때 근거는 하나였다. "지금 다들 산다." 이제 그 하나로는 진입 자체가 되지 않는다.

둘, 검증되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 유튜버의 이론도, 그럴듯한 패턴도 과거 데이터 백테스트를 통과해야 채택한다.

셋, 차트는 가격이 아니라 심리다. 지지와 저항은 선이 아니라 그 자리에 쌓인 집단 기억의 구간이다.

넷, 감정이 아니라 기준으로. 이동평균 기간과 거래량과 손절 방식을 전부 숫자 파라미터로 고정한다. "정배열 눌림목에서 산다"가 아니라 "종가가 200일선 위, 20/50/200 정배열, 종가가 20일선의 1.06배 이하, RSI 45~72". 해석의 여지를 없앤다.

다섯, 기록하고 회고한다. 진입 순간의 근거와 목표와 손절을 사전에 얼려서 매매일지에 남긴다. 결과를 안 다음에 소급해서 판단하는 자기기만을 막기 위해서다.

여섯, 스윙 그리고 우량주만. 밈주식과 잡주와 상장폐지 위험을 배제하고, S&P500과 ETF의 검증된 세그먼트만 다룬다.

이 여섯 번째가 바로 그때의 나를 막는 규칙이다. 내가 4억을 넣은 그 종목들이, 정확히 이 규칙이 배제하는 범주다.

규칙은 실제로 이렇게 걸러진다

작동 방식은 네 단계다. 발굴 → 걸러냄 → 기록 → 검증.

발굴. 20·50·200일 이동평균선 눌림목이라는 검증된 규칙으로 오늘의 셋업을 스캔한다.

걸러냄. 여러 근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자리만 통과시킨다. 화면에는 조건 하나하나에 통과 표시가 붙는다. 종가가 200일선 위인지, 20/50/200이 정배열인지, 종가가 20일선의 1.06배 이하인지, RSI가 45~72 사이인지. 하나라도 어긋나면 그건 신호가 아니다.

기록. 진입가와 시나리오를 사전에 얼려서 매매일지에 남긴다.

검증. 과거 데이터로 20년치를 돌려보고, 매매하지 않은 신호까지 전부 추적해서 성적표를 만든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의 정세, 금리, 대외 요인도 같이 반영한다. 차트만 보면 놓치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검증해봤더니 한국 종목은 기대값이 마이너스로 나왔다. 그래서 한국 신호 발송을 껐다. 아쉽지만 그게 규칙이다.

자동화가 아니라 정확성

요즘 AI로 코딩하는 게 유행이다. 나도 AI로 만들었다. 다만 방향이 조금 다르다.

자동화를 만들려던 게 아니다. 정확성을 만들려고 했다. AI가 종목을 골라주는 게 아니라, 내가 정한 규칙이 과거 데이터에서 실제로 통했는지를 확인해 주는 쪽이다.

AI에 기대서 판단을 맡기면, 근거가 하나였던 그때와 똑같아진다. 이름만 커뮤니티에서 AI로 바뀔 뿐이다.

그리고 나 같은 초보자가 봐도 알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왜 이 자리인지, 어떤 조건이 맞았고 어떤 조건이 어긋났는지 화면에 그대로 보이게 했다.

그런데 솔루션은 솔루션일 뿐이다

이 말은 반드시 해야겠다.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안 지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손절선이 화면에 떠 있어도 "이번엔 다를 것 같아서" 넘기면, 규칙 없이 매매하는 것과 똑같다. 도구가 사람을 바꿔주지 않는다.

손익비를 1:2로 할지, 1:3으로 할지, 아니면 익절 상한을 두지 않고 추세 끝까지 갈지. 이건 각자 정하면 된다. 중요한 건 어느 쪽을 고르느냐가 아니라, 고른 것을 지키느냐다.

내가 3년치를 하루에 날린 건 도구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원칙이 있었는데도 그날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기록을 남긴다. 규칙을 만드는 과정, 검증하는 과정, 그리고 틀렸다는 걸 발견하고 되돌리는 과정까지. 잘된 것만 적으면 나중에 내가 나를 속인다.

다음 글에서는 흔히 듣는 조언 하나를 실제로 계산해본다. "아이에게 20년간 매달 적립하면 얼마가 되는가." 결과는 놀라웠고, 동시에 함정이 있었다.

핵심 요약

1. 원칙이 없어서 잃은 게 아니다. 있었는데 하루 무시해서 잃었다. 3년을 매달 400만원씩 우량주로 모았고, 그 4억을 한 번의 매수로 밈주식에 넣었다.

2. 가장 위험했던 건 손실이 아니라 초반 수익이었다. 하룻밤에 벌어본 경험이 확신을 만들었고, 그 확신이 물타기로 이어졌다.

3. 진짜 손실은 기회비용이었다. 4억은 한 번에 사라졌지만, 시장에 없었던 몇 년은 계속 쌓였다.

4. 계획된 분할매수와 물타기는 다르다. 매수 전에 정했으면 계획, 손실 확정이 싫어서 사면 회피다.

5. 규칙은 해석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정배열 눌림목"이 아니라 "종가>200일선, RSI 45~72"처럼 숫자로.

6. 검증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 한국 신호는 기대값이 마이너스로 나와 발송을 껐다.

7. 솔루션은 솔루션일 뿐이다. 도구가 사람을 바꾸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규칙 기반 매매를 시작하려면 무엇부터 정해야 하나요?
세 가지면 시작할 수 있다. 언제 사는지(진입 조건), 어디서 손절하는지(손절선), 언제 파는지(청산 기준). 이 셋을 숫자로 적어두고 매수 전에 확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종목을 고르는 기준보다 이 셋이 먼저다.
물타기는 무조건 나쁜 건가요?
아니다. 매수 전에 "얼마씩 몇 번에 나눠 담는다"를 정해뒀다면 분할매수 계획이다. 정해둔 것 없이 떨어져서 더 사는 것이 문제다. 차이는 가격이 아니라 언제 정했느냐에 있다.
적립식으로 잘 모으고 있었는데 왜 무너졌나요?
적립식은 규칙이지만, 그 규칙을 지키게 만드는 구조는 아니었다. 매수 버튼을 누르는 순간을 막아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3년을 지킨 사람도 하루면 무너진다. 그래서 의지가 아니라 조건을 걸어두는 쪽으로 바꿨다.
규칙 기반 시스템을 쓰면 손실을 안 보나요?
그렇지 않다. 20년 검증을 통과한 규칙도 승률은 36%다. 열 번 중 여섯 번은 손실이다. 규칙의 목적은 손실을 없애는 게 아니라 판단의 편차를 줄이고 한 번에 크게 잃지 않는 것이다.

*이 글은 개인의 경험 기록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가격은 액면병합 반영 조정가 기준이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시리즈 · 실패에서 만든 규칙
다음 편 2/5
매매 화면의 익절가가 검증된 적 없는 숫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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